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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하고 갑시다!』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능숙능란하게 덧글 0 | 조회 144 | 2021-06-02 11:02:35
최동민  
『빨리빨리 하고 갑시다!』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능숙능란하게 할 수 있는 비술! 기! 바로 그거였다. 짜장면집 2층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나비처럼 날아 올라가기도 하는데는 혀를 내둘렀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3회를 보았다. 지린내 나고 형편없는 극장이었지만 이렇게 인상깊은 영화는 처음이었다. 그가 극장 문을 나섰을 때는 밤 10시쯤 되었다. 그는 Y동쪽으로 서서히 걸어나갔다. Y동은 은하의 명물이었다. Y터널이 북쪽으로 거대하게 뚫려있고 서부시장이 바로 옆이기 때문에 잡다한 노점상과 술집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름난 기생집이 많아서 서울에서 자가용 몰고오는 쓸개빠진 치들도 있어서 그만큼 Y동은 여러가지 면에서 알아주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가 안생약국을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막대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작대기끼리 부딪치는 소리였다. 그는 두리번거리다가 안생약국옆 백양회 지하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발길은 그쪽으로 향했다. 언뜻 간판을 보니 18기무술관이라고 써 있었다. 은하에 18기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 못했다. 그렇게 배우고 싶어하던 18기가 바로 눈앞에 있으니 가슴이 방망이질 하는 것같았다. 옛부터 18기는 비술로 전해져 왔고 예산 깡패들도 강릉18기 말만 나오면 주눅이 들 정도로 유명했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보게 됐으니 어찌 가슴 떨리지 않으랴.『예산이요.』배터에는 마을사람 몇명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높은 산비탈을 둘러보았다. 하늘을 찌를듯이 높다란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놓여있는 몇개의 통나무. 그것은 토종벌통이었다. 종택의 최대 관심거리였다. 돈 벌이는 산을 깎아 씨를 뿌리는 것보다 저런 특수한걸 해야한다고 생각을 했다. 오작골에 김흥만(金興萬)이라는 사람이 토종꿀 20여통을 하고 있는데 그는 그것으로 생계유지를 하고 있었다. 돈을 수백이나 모았다는 소문도 있었다.『무슨 일이야? 강도라니. 아이구 사지가 떨리네.』『역시 민규엄만 용모가 뛰어나. 잘 생기고 볼 일이야.』『아니. 어디가서 고주망태가 돼 왔어. 응?』『18기
그는 레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동욱은 여러가지로 골머리가 아팠다. 앞으로 여기를 떠나면 어떻게 살것인가에 골치가 아픈데 처남까지 와서 신경쓰게 하고 있으니 속이 있는대로 상했다. 벌써 두번째가 아닌가. 저도 사람이라면 이젠 말을 듣겠지. 그러나 사흘도 되지 않아서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동욱도 화가 날대로 났다.준영은 일어서면서 양복저고리를 벗어 의자에 걸쳐놓고 무대로 나갔다. 그들도 죽 따라 나갔다.동욱은 속으로 걱정을 했다. 선옥은 눈가가 좀 부어올랐는데 시무룩한 모습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내일 일을 생각해서 눈좀 붙여.』그는 월부로 들여놓은 전축을 틀어놓고 명상에 잠겼다. 환상의 폴로네이즈가 공허한 그의 마음속을 맴돌았다. 그는 카시미롱 이불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직도 헛돌고 있는 전축을 끄고 시계를 보니 오후 6시였다. 옷을 줏어입고 밖으로 나와 흩으러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대충 빗어 넘겼다. 그리고 그는 남은하 다리께로 나가서 먼 산을 바라보다가 참으로 오래간만에 극장에라도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의 기분 전환은 굉장한 영화를 보면은 완전히 해소될것 같았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100원짜리 동전이 나왔다. 이거면 하류 극장비는 충분하기 때문에 급히 버스를 잡아탔다. 그러나 그는 차에 오르고서 아차했다. 극장비만 생각했지 버스값은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하에는 극장이 6~7군데 있는데 그중에서 하류극장에 가기로 하고 중앙로에서 내렸다. 벽보를 보니 얼른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제일극장에서 몇일 전부터 상영하고 있는 중국무술영화 복수였다. 첫눈에 화류계나 도박장 같은데서 벌어지는 흥미있는 영화라고 생각되었다. 호기심이 당긴 그는 도청쪽 노타리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제일극장에 갔다. 50원이었다. 은하에서는 관람료가 가장 싼 극장인데 그까짓 비싸고 싸고가 문제가 아니었다. 영화만 재미있으면 그만 아닌가. 중간쯤에 자리잡고 앉아 있으니 어디선가 지린내가 스멀스멀 난다. 화장실 가기 싫은 짓궂은 아이들이 어둠을 틈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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